2008년 01월 28일
에반게리온: 서 YOU ARE (NOT) ALONE
결론부터 말하면, 낚시인 줄 알면서도 덥석 물었는데, 젠장, 떡밥이 맛있어, 랄까.
저기 구석에 처박아 놓은 동영상 CD들 뒤져서 먼지 쌓인 에바 찾아 야근 후에 TV판 복습하기를 며칠째. 그리고 어제 용산CGV에서 '에반게리온: 서'를 보았다. 덕후분위기가 날까 걱정했는데 예상 외로 관객도 많고 상큼한 분위기여서 오히려 당혹. 그래도 이토록 남성점유율이 높은 영화는 오래간만이었다. 영화제도 아닌데 스탭롤 끝날 때까지 대부분의 사람이 앉아 있는 경험도 드문 일. 미사토님의 서비스서비스가 끝나자 긴 침묵이 끝나고 갑자기 와글와글. 스탭롤 때 습관처럼 나가려던 사람들은 '이 사람들은 도대체 왜 안 나가고 앉아있는건가'라는 표정들. 아, 이런 분위기 좋아.
'서'는 전반적으로 TV판과 유사하지만 조금씩 틈이 있으니, '파'에 가서 전혀 다른 이야기 하려고 준비운동 하는 모습이다. 그러니까 이건 또 '파'를 위한 떡밥인 셈. ('파' 개봉할 땐 굳이 TV판 복습 안해도 될 듯.) 예전 극장판에 비해 좀 더 친절해졌을까 예상해보기도 했지만, 처음 에반게리온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불친절하기로는 오십보 백보고, 여전히 떡밥 던지기에만 충실한 모습이었다. '파' 상영할 땐, 오덕들만 남아있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엄습.
사실 극장까지 가서 봐야하나라는 생각이 있긴 했는데, 야시마 작전을 보고는 극장에 오기 잘 했다며 스스로를 칭찬할 수 밖에 없었다. 사도 라미엘은 TV판이랑은 전혀 다른 존재가 되어 나타났는데, 변화무쌍한 정팔면체가 주는 위압감이라는 것이 상당해서, 무슨 본좌급 사도가 1탄부터 나오는거냐, 이건 사기야,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아, 전반적으로 메카닉한 측면들이 많이 부각되고 전투의 박력이 늘어난 탓에, '파'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신지+아스카 커플 댄스 어택에 대한 기대감이 무럭무럭 자라났다. 그와 반대로, 10대들의 우정어린 스쿨라이프가 거의 삭제되고 코믹한 요소들 역시 대개 삭제되어, 아스카의 등장이 어떤 분위기로 그려질지 걱정섞인 궁금증이 생겨나기도 한다.
몇가지 설정들이 바뀌었는데, 맨 처음 나오는 바다가 빨간 색인 것부터 '이건 다르다'라는 것을 말해준다. 첫 사도가 제3사도가 아니라 제4사도가 되었고 (따라서 라미엘은 제6사도), 네르프의 마크가 때에 따라 좀 다르며, 사도가 파괴되면 형체가 남지 않고 피바다가 되어버린다. (내가 좋아하는 장면 중의 하나가 신지가 스즈하라를 태우고 싸울 때 사도와 에바가 동시에 침묵해 서 있는 장면인데, 사도의 형체가 날아가버려 그 장면을 즐길 수 없었다.) 그리고 초호기가 막 색깔 입힌 프라모델 같은 반짝이 옷을 입었고, 프로그레시브 나이프가 폼 나게 바뀌었다. 레이의 미소가 바뀌었다는데 별 감흥 없었고, 레이의 11살짜리 가슴은 더 커진 듯. =_=;;;

하지만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신지가 예전의 찌질이를 벗고 자의식이 훨씬 견고해져서 나타났다는 것. 방황하다가 미사토에게 돌아가겠다고 미행자들에게 말하는 장면이나 야시마 작전에서 한 방 맞은 후 다시 일어나 싸울 때, 그런 모습이 확실히 드러난다. 그러나 아직은 찌질이와 안찌질이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느낌이라 신지에 대해선 종잡을 수 없음이다. (하지만 평소엔 쳐다보지도 않던 아빠가 갑자기 불러서 '너 저거 타고 싸워' 라고 했더니 싸우는 걸 보면 기본적으로 찌질이. 안 탈거라 했더니 피 흘리며 과도하게 신음하는 레이 보여주고 '너 안타면 쟤가 탈거야' 라는 식으로 끌고 가는 아빠도 상찌질이.)
에바는 이제 어떻게 만들든 찬사와 욕을 동시에 먹고, 그러면서도 보는 사람들은 계속 보는 상황이니, 가이낙스는 그냥 그걸 즐기고 있는 것 같다. 벌써부터 나체 카오루를 박스에서 꺼내시거나, 미사토님이 신지에게 리리스를 보여주는 등, 상상할 수 없는 떡밥을 던져놓고 또 희희락락하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좀 분하다. 그렇지만 '파' 던져주면 또 덥석. 아, 더욱 분하다. 서른세살이나 먹었는데;;
저기 구석에 처박아 놓은 동영상 CD들 뒤져서 먼지 쌓인 에바 찾아 야근 후에 TV판 복습하기를 며칠째. 그리고 어제 용산CGV에서 '에반게리온: 서'를 보았다. 덕후분위기가 날까 걱정했는데 예상 외로 관객도 많고 상큼한 분위기여서 오히려 당혹. 그래도 이토록 남성점유율이 높은 영화는 오래간만이었다. 영화제도 아닌데 스탭롤 끝날 때까지 대부분의 사람이 앉아 있는 경험도 드문 일. 미사토님의 서비스서비스가 끝나자 긴 침묵이 끝나고 갑자기 와글와글. 스탭롤 때 습관처럼 나가려던 사람들은 '이 사람들은 도대체 왜 안 나가고 앉아있는건가'라는 표정들. 아, 이런 분위기 좋아.
'서'는 전반적으로 TV판과 유사하지만 조금씩 틈이 있으니, '파'에 가서 전혀 다른 이야기 하려고 준비운동 하는 모습이다. 그러니까 이건 또 '파'를 위한 떡밥인 셈. ('파' 개봉할 땐 굳이 TV판 복습 안해도 될 듯.) 예전 극장판에 비해 좀 더 친절해졌을까 예상해보기도 했지만, 처음 에반게리온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불친절하기로는 오십보 백보고, 여전히 떡밥 던지기에만 충실한 모습이었다. '파' 상영할 땐, 오덕들만 남아있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엄습.
사실 극장까지 가서 봐야하나라는 생각이 있긴 했는데, 야시마 작전을 보고는 극장에 오기 잘 했다며 스스로를 칭찬할 수 밖에 없었다. 사도 라미엘은 TV판이랑은 전혀 다른 존재가 되어 나타났는데, 변화무쌍한 정팔면체가 주는 위압감이라는 것이 상당해서, 무슨 본좌급 사도가 1탄부터 나오는거냐, 이건 사기야,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아, 전반적으로 메카닉한 측면들이 많이 부각되고 전투의 박력이 늘어난 탓에, '파'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신지+아스카 커플 댄스 어택에 대한 기대감이 무럭무럭 자라났다. 그와 반대로, 10대들의 우정어린 스쿨라이프가 거의 삭제되고 코믹한 요소들 역시 대개 삭제되어, 아스카의 등장이 어떤 분위기로 그려질지 걱정섞인 궁금증이 생겨나기도 한다.
몇가지 설정들이 바뀌었는데, 맨 처음 나오는 바다가 빨간 색인 것부터 '이건 다르다'라는 것을 말해준다. 첫 사도가 제3사도가 아니라 제4사도가 되었고 (따라서 라미엘은 제6사도), 네르프의 마크가 때에 따라 좀 다르며, 사도가 파괴되면 형체가 남지 않고 피바다가 되어버린다. (내가 좋아하는 장면 중의 하나가 신지가 스즈하라를 태우고 싸울 때 사도와 에바가 동시에 침묵해 서 있는 장면인데, 사도의 형체가 날아가버려 그 장면을 즐길 수 없었다.) 그리고 초호기가 막 색깔 입힌 프라모델 같은 반짝이 옷을 입었고, 프로그레시브 나이프가 폼 나게 바뀌었다. 레이의 미소가 바뀌었다는데 별 감흥 없었고, 레이의 11살짜리 가슴은 더 커진 듯. =_=;;;

하지만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신지가 예전의 찌질이를 벗고 자의식이 훨씬 견고해져서 나타났다는 것. 방황하다가 미사토에게 돌아가겠다고 미행자들에게 말하는 장면이나 야시마 작전에서 한 방 맞은 후 다시 일어나 싸울 때, 그런 모습이 확실히 드러난다. 그러나 아직은 찌질이와 안찌질이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느낌이라 신지에 대해선 종잡을 수 없음이다. (하지만 평소엔 쳐다보지도 않던 아빠가 갑자기 불러서 '너 저거 타고 싸워' 라고 했더니 싸우는 걸 보면 기본적으로 찌질이. 안 탈거라 했더니 피 흘리며 과도하게 신음하는 레이 보여주고 '너 안타면 쟤가 탈거야' 라는 식으로 끌고 가는 아빠도 상찌질이.)
에바는 이제 어떻게 만들든 찬사와 욕을 동시에 먹고, 그러면서도 보는 사람들은 계속 보는 상황이니, 가이낙스는 그냥 그걸 즐기고 있는 것 같다. 벌써부터 나체 카오루를 박스에서 꺼내시거나, 미사토님이 신지에게 리리스를 보여주는 등, 상상할 수 없는 떡밥을 던져놓고 또 희희락락하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좀 분하다. 그렇지만 '파' 던져주면 또 덥석. 아, 더욱 분하다. 서른세살이나 먹었는데;;
# by | 2008/01/28 12:05 | 트렁크 | 트랙백(3) | 핑백(1) | 덧글(1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제목 : 에반게리온: 서(序)
에반게리온: 서(序)를 일요일에 조조로 보고 돌아왔습니다. 매니아만 고객으로 생각한건지 CGV에서만 개봉했더군요. 위치상 대학로가 제일 가깝지만 지하철을 이용 할 수 없어 압구정으로 갔......more
제목 : 나의 에반게리온, 그리고 서.
심은하와 이영애보다 핑클의 이진이 수백배 이쁘다는 어처구니 없는 학생을 두 달간 과외한 적이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공부따위에는 관심도 없었던 그 아이를 기억하는 이유는 그가 내게 에반게리온의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줬었기 때문이다. "선생님, 이건 꼭 보셔야 해요. 정말 죽여요." 그래서 나는 99년 - 이른 편은 아니었다 - 에 접어들어서야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접할 수 있었다. 당시 나는 애니메이션 따위라며 애니메이션을 시큰둥하게 생각했었고,......more
제목 : 신극장판 에반게리온 : 서(序)를 보고 떠오르는 생각들
★촬영지: 강남 CGV★ 0. 에봐세대도 아니고 팬도 아닌 마당에 난데없이 보러 간 이유는 순전히 1월 말에 만료되는 영화예매권을 빨리 사용해야 했기 때문이라더라 OTL 1. 같은 퀄리티라도 어떤 작품은 때를 잘 만나 이렇게 두고두고 우려먹는데 어떤 작품은 본편조차 못 끝내고 조기종영되기도 하니 참 세상 고르지 못하더라. 2. 제대로 본 건 tv판 1화뿐이지만 나머지는 잡지기사나 풍문으로 싫을만큼 들은지라 각 장면을 보면서도 낯설다......more
... 에반게리온: 서 YOU ARE (NOT) ALONE난 에반게리온을 좋아한다.나의 에바 역사를 따라가자면...대학교때 들어와서 에바를 접했고..당시 내가 유일하게 정을 준 애니가 에바였다.. (지 ... more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려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 녀석, 각성했구나'라는 느낌이 팍 들었습니다. 아버지하곤 별개로 자기의 의지를 드러내는 장면이었으니까요.
제가 보기에 찌질성에 비례하여 싱크로율이 높아지는 것이 에바니까요.
그 사실이 무척 울적하죠. 저는 그래도 그 어장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습니다. ;ㅅ;
글씨도 너무 흐릿해서 눈 나쁜 사람은 보기도 힘들고, 차라리 동영상 자막을 넣었어도 그정도는 아닐듯한데 말이죠..
/은별: 네 맞습니다. TV판에서는 그런 위압감은 없지요.
/9625: 찌질 싱크로율이었던겁니까. 신지가 타자마자 40% 넘기고 금세 아스카를 따라잡은 것을 보면 그럴지도;;
/Hekate: 안 던져주면 뭔가 기다리고 있다는 게 더 울적합니다.
/해밀: 개인적으로 그림체는 TV판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너무 예뻐진 것 같고, 라미엘은 그림이랑 좀 따로 노는 느낌도 받았고. '파'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지 모르겠지만 잘 우려먹으려면 상상 외의 것이 나오겠죠.
/Stallion: 저도 그거 맘에 안들었습니다. 뭔가 맛없는 자막이었지요. 몇몇 부분은 대사를 다 아니까 자막 볼 필요도 없어서 그냥 그림만 보기도 했습니다.
/ArborDay: 하하하. 극장 가니 어르신도 있더군요.
/요르다: 마지막 줄이 이 포스트의 포인트지요. =_=;;;
게다가 포스터에 아스카가 없어요 T_T
http://pds8.egloos.com/pds/200801/28/62/e0058862_479d4d0fd560c.jpg
/푸른달팽이: '서'는 TV Ep.1~6까지라 안나오지만 '파' 예고편에 스쳐지나가듯;; 나옵니다.
/마무리: 저는 안노의 카라스튜디오와 가이낙스 공동 제작으로 알고 있었는데요.
저도 오징어사도? 하고 싸우고 나이프 꽂은 상태로 작동정지 된 장면을
정말 기대했지만 안타깝게도......음; 그땐 참 멋있다고 생각했었는데요.
<< ㅋㅋ그리고 레이는 14살입니다. 즉 가슴도 14살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