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314. 화이트데이, 우주의 탄생, 섬

# 화이트데이라고 풍선 장식도 세워놓고 이것도 꾸미고 저것도 꾸며 놓은 건 좋은데, 초콜릿 사겠다고 편의점 앞에 멈춰서는 사람들은 없어. 아줌마, 거기서 괜히 서있지말고 그만 단념하고 들어가. 지금도 가지런한 물건 정리해서 뭐할라고. 서 있어 봐야 안 팔려. 3월이라 해도 밤공기는 쌀쌀하다고. 저기 옆에 뚜레주르 보이지. 저기 얼마나 사람들이 북적거려. 호객 행위하려고 나와 있는 남자 있잖아. 저 사람 마이크는 들고 있지만 사실 별로 하는 일이 없어. 특별한 거 안해도 사람들이 알아서 오거든. 어차피 가게 안에는 손님들 때문에 자리가 없으니까 나와있는거라구. 봐봐, 저기저기 던킨 도너츠 아줌마도 이제 포기하고 들어가잖아. 그러니까 아줌마는 나와있어봐야 안 팔린다니까. 그리고 다음부터 풍선 장식 할 때는 흰 풍선은 쓰지 마. 남부순환로 앞에 풍선 하루종일 놔두면 먼지 끼는 게 당연하잖아. 그거 보고 누가 예쁘다고 그러겠어. 괜히 힘은 힘대로 들이고 손님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 우주는 점점 팽창하고 있다고. 그래서 모든 것은 서로 멀어지고 있다고. 그래서 곰팡이 짙게 선 B102호와 나의 거리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그렇게 생각했지만. 하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은,  따뜻한 603호와 나의 거리도 멀어지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것은, 그 와중에도 곰팡이와 B102호의 거리는 점점 가까와지고 있었다는 것. 곰팡이는 그 자체로 B102호였다는 것. 그리고 어쩌면... - national geography channel에서 우주의 탄생을 보다가 문득 떠오른 이야기.

# 섬 같은 일상이다.

by zaniface | 2008/03/15 12:11 | 트렁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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